호주 교민사회 뒤흔든 한인 마사지사 '성추행 스캔들'
같은 숍 직원들은 묵인한 정황도
호주에서 유부남인 한인 마사지사가 여성 교민 수십여 명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범한 사실이 드러나 한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16일 복수의 성추행 피해자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한국 남성 A씨가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한 마사지숍에서 수많은 여성 교민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현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자녀가 있는 유부남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치료 마사지로도 불리는 `리메디얼 마사지`를 한다는 명목 하에 여성 고객들의 사타구니, 가슴 등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또 "한 번 넣고 싶다", "섹시하다", "남자가 많이 따르겠다"는 취지의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방문 이후 문자, 전화를 통해 "한 번 만나고 싶다"며 개인적인 연락을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후 피해자들은 통역이 가능한 현지 신고 시스템인 `경찰 지원 라인(Police Assistance Line)`을 통해 A씨를 신고했다. 경찰 신고 이후 A씨는 일하던 마사지숍을 그만 두고 인터넷 등에 올린 홍보 게시글도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교민들 사이에서 A씨의 범행이 알려지자 결국 A씨는 사과문을 올리면서 사실상 범행을 인정했다.
A씨가 일한 마사지숍은 `숍인숍` 개념으로 소속된 마사지사가 각자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피부 관리 등 연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A씨는 이 가게에서 총 8년을 근무했다. 업계 관계자는 "(A씨는) 그 가격이면 안 갈 수가 없는 프로모션을 제공해서 손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A씨가 일한 마사지숍이 A씨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오히려 방조한 정황도 드러났다. 당장 A씨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진 직후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쏟아지고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이어졌음에도 마사지숍의 오너와 다른 직원들은 묵인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추행 피해자의 남편이 숍에 찾아가 난리를 치기도 했고 주기적으로 문제가 됐는데도 성추행이 재발했다는 걸 다른 직원들이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개인사업자 영업 개념이기 때문에 직원, 오너들도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마사지숍은 여전히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하지만 A씨의 범행 이후 다른 남성 마사지사들이 시드니의 해당 지역에서 일하는 걸 꺼린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